오늘 가져온 제품은 MEZE Audio의 109 PRO입니다. 이제 99 Classic이랑 엠피리언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메제 제품을 리뷰하고 있다 보니 브랜드 설명은 생략하고 바로 본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박스 디자인을 매우 감각적으로 살려내는 메제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간에 처음으로 마주치고 개봉할 때의 느낌이 해당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관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매 제품마다 타이포그래피 제작, 전용 아트워크 제작까지 하이엔드 오디오는 어느 정도 명품에 가까운 소비층이 있는 만큼 패키징에 디자이너들을 갈아 넣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마감 디테일은 진짜 따라올 회사가 있을까 싶습니다.
첫 박스를 개봉하면 매끈한 디자인의 가죽 케이스가 반겨줍니다. 대강 실루엣만 본다면 리릭의 가죽 케이스랑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자세히 보면 로고부터 라인까지 다른 부분이 꽤나 많아 전용 설계를 적용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계속 언급하지만 메제는 이런 세부 디테일에 너무 신경을 잘 씁니다. 가죽 케이스를 꺼내자마자 내부에 또다시 제품의 상징 아트워크를 배치하여 감성적인 부분을 반드시 챙겨가고 있습니다.
가죽 케이스를 개봉하면 또 다른 가죽 파우치와 제품 본품이 나타납니다.
파우치 내부에는 3.5mm 케이블이 1.5m/3m 두 가지 길이로 들어있습니다
제품 본품은 테이블로 사용하는 나무와 비슷한 느낌으로 리얼 우드를 적극 채용한 모습인데, 나뭇결이 상당히 좋습니다. 나무를 완전 생으로 배치하면 손에 거친 느낌이 나고 너무 많이 가공하면 가품처럼 너무 싼 느낌이 나는데 매우 깔끔한 샌딩에 기름 정도만 먹여서 마감을 잘 했네요.
해당 제품은 전체 분해가 쉽게 가능하게끔 철제 프레임에 여러 장치를 연결시키는 구조입니다. 헤드밴드를 지지해 주는 헤일로처럼 보이는 금색 구조물은 정말 CNC 가공의 정수네요. 곡선이 너무 예쁘게 잡혀있습니다.
메제측에서 제공해 준 분해 모습인데 하나의 부품에 이상이 생기면 해당 부분만 딱 교체할 수 있도록, 과한 수리비나 버려지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A 모 전자기기 회사처럼 부서지면 골 때리는 수리 구조를 가진 제품 설계와는 정 반대로 최근 주목받는 지속 가능한 제품에 있어 충실한 설계입니다.
외부 구조는 오픈형에 헤드밴드는 고정식이 아닌 무게에 따라 늘어나는 스프링 구조입니다. 정말 오래 사용하면 헤드밴드 부분의 지지가 풀릴 수 있다는 구조적 단점이 있다는데 그 정도로 오래 사용해 본 제품은 없고 위의 설명처럼 해당 부분만 간단히 교체할 수 있으니 큰 비용 부담은 없어 보입니다.
이어 패드 내부 그릴입니다. 그릴 정도는 잘 안 보이니 그냥 방충망 디자인을 넣을 법도 한데, 역시 메제는 메제네요.
로즈 골드와 구리 그 사이의 아름다운 색상, 헥사곤을 연상시키는 삼각형 그릴로 디테일을 잘 신경 썼습니다.
내부에는 DD 드라이버가 보이는데, 이 정도 체급이면 DD로 평판형과 경쟁해야 할 텐데 어느 수준일지 궁금했습니다.
음향 기기의 본질은 사실 시각 디자인이 아니라 사운드를 어떻게 디자인했느냐가 중요하죠. 물론 코스처럼 갈 수도 있지만.. 109 Pro의 사운드는 이름의 Pro가 전문가용을 지칭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밸런스형보다는 중~고음이 상당히 신나는 발랄한 느낌입니다.
일단 해당 헤드폰의 가장 큰 매력인 중음역대는 강조 튜닝이 되어있어, 보컬이 앞으로 나와있는 제품에 속합니다.
드라이버 또한 귀 옆에 가까이 바로 배치되어 있고 그릴 또한 넓은 구멍을 가지고 있어 중음 고음이 모두 막 없이 귀에 꽂히는 느낌입니다.
치찰음은 중고 음역대의 살아있는 느낌보다는 살짝 눌려있습니다. 사람이 고음을 낼 때 진성으로 확 지르는 찌름보다는 가성으로 울리며 내는 고음처럼 중간의 어딘가가 울리면서 올라가는 느낌의 튜닝입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딱히 만나본 기억이 없는 사운드인데 중고음도 잘 살아있고 너무 매력적인 느낌이어서 현장에서 바로 결제하게 만든 원인입니다.
저음역대는 MM-500이나 LCD-X가 알루미늄 배트로 치는 수준이면 이건 나무배트 정도는 되는 수준입니다.
가장 중요히 여기는 저음은, 빠른 스피드의 노래도 저음이 쌓여 물리고 묻히지 않고 빠르게 작동하여 다음 저음을 깔끔하게 딱딱 쳐서 들어오는 것인데 109 Pro는 해당 부분의 해소가 잘 되어있습니다.
다만 저역의 '힘' 자체가 아닌 '양' 자체가 부스팅 되어있는 느낌이 있어 해당 느낌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청음을 해보심이 좋아 보입니다. 이 제품이 밸런스가 잘 잡힌 Pro 제품이라 부르기 어려운 데는 중고 음역대의 강함도 있지만 양감이 늘어나있는 저음 또한 한몫을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 음감에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의 이름은 109 Play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Meze 109 Pro는 쉬운 구동, 환한 고음역대, 나와있는 보컬, 부스팅 된 저음 정도로 정리됩니다.
여기서 중고 음역대에 비해 눌려있는 치찰음, 부스팅 되어있지만 속도가 빠른 저음이 있기에 해당 헤드폰은 튜닝에서 올 수 있는 여러 단점을 해소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100만 원 초반 정도의 가격대를 가지고 있고 적당 수준에서 메인을 찾으려 하는데 밸런스는 너무 심심하다. 한다면 해당 헤드폰을 선택함에 있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약 3개월쯤 전에 구매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 다음 제품은 Audeze로 사용해 보지 않을까 싶네요.
오랜만에 제가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리뷰해 본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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