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 그라도는 미국의 1953년에 설립된 오디오 브랜드입니다.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턴테이블의 수요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데 그 턴테이블의 카트리지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현대에는 KOSS와 같이 무식해 보이는 외관과 대비되는 뛰어난 오픈형 헤드폰 사운드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 오디오 시장에서 가족경영을 이어가며 성공하는 사례는 매우 적습니다. 점점 기술 발달을 이용한 음질, 신호 노이즈 차단,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술적 차이를 벌려나가는 시대에서 장인정신 하나만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운 시장입니다.
하지만 청음만으로 튜닝하고 기술은 기술대로 챙겨가는 그라도는 그들만의 철학으로 헤드폰을 x시리즈까지 출시하고 있습니다.
저도 e시리즈부터 제대로 사용한 그라도 제품이지만 이번 x시리즈는 눈에 띄게 외관의 변화가 찾아와 많은 업그레이드와 사용자의 니즈를 조금이나마 더 반영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Prestige Series의 둘째 형 SR225x의 사용기를 남겨보겠습니다.
Unbox
그라도의 패키징은 2020년 즈음 제가 처음 Prestige Series SR80e를 처음 구매할 때 마침 딱 변경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더 처참한 종이박스였다는데 상상도 가지를 않네요.
현재의 박스는 약간 부들부들한 코팅이 적용된 순백의 박스를 사용중인데 검은 때가 묻어도 물티슈로 닦아주면 마법같이 깨끗해지는 특이한 코팅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라도가 중요시 언급하는것중 하나입니다. 뉴욕의 한 창고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큰 듯합니다.
박스를 열어도 브랜드의 연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60년간 가족경영으로 이어졌다 합니다. 가족사랑..
위에 올라간 종이는 e시리즈와 같은 내용이 적혀있네요.
종이를 드러내면 들어있는 내용물이 참으로 간단합니다. 헤드폰 본체와 일체형 케이블, 그리고 6.3mm 젠더가 들어있습니다.
정말 필요 없는 건 다 제거하고 딱 필요한 물건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가의 라인업으로 이동하여도 동일한 사항입니다.
Changes
e시리즈에서 x시리즈로 넘어오며 가장 큰 차이점은 위의 사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반들반들한 가죽 밴드에서 쿠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전 시리즈는 넓은 가죽 헤드밴드로 머리를 넓게 눌러 받혀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x시리즈는 조금 좁아진 가죽 헤드밴드에 쿠션을 더하여 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325x와 그 위부터는 또다시 가죽 스티치 밴드로 변경됩니다.
다음으로 달라진 부분은 케이블입니다. 원래 두꺼운 부드러운 고무 선재를 사용하던 이전 시리즈와 달리 직조 케이블을 적용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파라코드 케이블을 적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참으로 부드럽고 좋겠구나 하였지만 그런 기대는 그라도에게 과했나 봅니다.
평범한 뻣뻣한 직조 케이블입니다. 차라리 고무 케이블이 좀 더 유연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제부터는 125x 라인과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보다 아랫급의 제품에는 전체를 덮는 스펀지 S쿠션을 사용하지만 225x부터는 겉 부분만 감싸는 스펀지 F쿠션을 사용합니다. 이전에 대마 에디션이라고 유명하던 Hemp에 적용되던 패드입니다. 매칭이 상당히 좋은데 이와 관련해서는 후술 하겠습니다.
Exterior
그라도의 외관 마감은 예전부터 악명 높았습니다. 플라스틱의 사출 자국, 헤드밴드 연결부의 플라스틱 헐렁임 등등.. 가격대와 걸맞지 않다 라는 평을 자주 들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제인데 중국제 같은 퀄리티라고 까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세대가 변화되었음에도 여전합니다.
그라도의 아이덴티티인 시원시원하고 뻥 뚫린 막 나가는 느낌 그대로입니다. SR80e의 구매를 결정할 때도 외관에 관한 평이 많았으나 어차피 실내에서 사용하고 사운드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만 보이는 게 매우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라면 나중에 탈이 없게 미리 피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마감의 영향을 덜 받는 우드 하우징의 상위 제품을 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Sound
음향기기의 가장 중요한 사운드입니다. SR225x는 기존 그라도의 느낌보단 저음이 훨씬 많아진 느낌이 듭니다. 그라도라 하면 칼 같은 소리를 시원시원하게 긁어버리고 저음이 이 정도로 커다란 사운드는 아녔습니다.
그라도가 이런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과 같은 반응을 받을 수 있는 Prestige Series의 가장 표준적인 모델이 아닐까 생각되는 사운드입니다.
위와 비슷한 평가를 받은 그라도의 제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대마 에디션이라 불리던 Hemp edition인데 상당히 비슷한 양상입니다.
전체적인 완성도와 사운드 퀄리티는 당연히 Hemp가 상위이지만 가격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하면 Hemp의 동생이라 불러도 될 듯합니다. Hemp 만큼은 아니지만 그라도의 강렬한 사운드 틀에서 벗어나서 칼이 다듬어져 덜 날카롭고 저음의 힘이 더해져 보다 덜 자극적이게 변화한 사운드입니다.
이번 x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되며 각 모델의 드라이버가 모두 4세대 기술을 적용한 채로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원체 세부 기술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기업이다보니 정보가 많이 없습니다.
오직 들은 경험으로만 보자면 시리즈 전체적으로 해상력이 크게 올라갔으며 그라도의 화려한 색을 조금 잠재우고 일반인들도 보다 납득할만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느낌입니다. 제작자 부터가 그래프보다는 청음에 의존하여 튜닝을 하다보니 듣는이도 직접 느끼고 의도를 그려내는 방향이 더 정확할듯 하네요.
저도 이 제품을 처음 들을 때 정신없이 난타하는 신나는 소리를 기대하고 들었으나 귀에 들어온 건 무작위 난타가 아닌 정제된 교육받는 난타꾼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으니까요. 특히 저음이 없었는데 어느 정도 받혀주는 저음이 눈에 띄게 들어온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SR225x가 타 그라도 헤드폰보다 색이 조금은 빠졌다 해도 여전히 시원시원하게 울려주는 사운드와 커다란 개방감은 여전합니다.
그 힘에 저음을 더하고 입문자에게 놀랄 정도로 날카로운 고음의 칼을 조금 더 다듬어 부드럽게 만들었다면 그것이 SR225X입니다.
게다가 여전히 그라도 답게 재생에 필요한 힘이 적어 모바일/포터블로 활용하기에 뛰어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앰프에 커다란 돈을 필수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입문 Prestige로써의 장점이 될 겁니다.
SR60x, SR80x도 e 시절보다 훨씬 다듬어지고 뛰어난 해상력을 보유하고 있겠지만 오히려 너무 큰 자극에 놀라거나 불편함이 있다면 그 위의 상급 기인 SR225x를 한번 들어보고 적당한 색과 맛에 취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용자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SR60/80 시리즈의 사운드가 마음에 드는데 너무 강해요
-그라도의 사운드를 어느 정도 되는 급으로 느껴보고 싶어요
-요즘 너무 평범한 사운드에 심심하고 지쳐요
-앰프 없이 괜찮은 초중급 기를 사용하고 싶어요
이런 사용자 분들께 피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운드 보다 마감이나 디자인이 더 중요해요
-완전하게 플랫 한 사운드를 듣고 싶어요
-주변 환경에 소리가 새어나가면 안 되거나 시끄러워요
올해는 이번 리뷰가 군 입대를 앞둔 만큼 마지막 제품 리뷰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적은 수지만 여러분들께 여러 가지 제품을 접하고 소개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원고는 Schezade로부터 제품을 대여받고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
원고의 내용은 외부의 간섭 없이 필자만의 생각과 의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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