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udiophile

생각하는 고음 그대로, AAW Halcyon 사용기 (AAW 할시온)

728x90

AAW는 제가 처음 음감을 시작하게 만들어준 브랜드입니다. 2018년에 A3H 하이브리드 이어폰을 구매하며 정말 고음의 끝을 만난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단종이라 A3H+로 라인업이 변경되어 있더군요. AAW의 현재 모습은 저 당시에 비하면 정말 많이 진화하였습니다. A2H, A3H, AXH, W900 시절의 치찰음 따위 모르겠고 고음이나 냅다 찔러버리자... 식 튜닝은 정말 호불호가 강했습니다. 지금은 A3H+, New AXH, Ash, Halcyon 등등이 나오며 많이 다듬어져 대장 노릇 하는 친구들이 꽤나 생겼지만요.

 

저는 워낙 고음이 밀리는걸 싫어하는 취향이라 이전의 AAW나 지금의 AAW나 고음 DNA는 잃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지금 AAW의 대장인 Halcyon을 모셔와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할시온의 외부 박스입니다. 내부 설계가 보이는 도면과 제품 내 설명이 반겨주는 모습입니다.

 

외부박스를 벗겨내면 맞이하는 내부 모습입니다. 좌/우 유닛 한쌍, 사운드 필터, 가죽 케이스가 보입니다. 가죽케이스를 보니 모 명품회사의 패턴이 생각나네요.

전체 구성품은 위와 같습니다. 케이블/팁/클리너는 가죽 캐링 케이스 내부에 함께 동봉되어있습니다. 케이스 윗부분에는 작은 파우치가 있어 필터나 닦개 천을 넣어 다니실 수 있습니다.

캐링 케이스 내부에는 위쪽 파우치에 융천이, 폼팁과 실리콘 팁이 각각 S/M/L 사이즈로 한쌍씩 포함되어있습니다. 아래 청소 툴은 만듦새가 꽤나 좋습니다. 다만 폼팁의 경우 현재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컴플라이사의 제품이 아니기에 컴플라이를 애용하시던 분들은 따로 구매함이 좋아 보입니다. 

 

AAW 제품에 한정해서 저는 스파이럴 닷 팁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AAW사 제품 특성상 제 귀에 잘 안맞는듯한 느낌이 자주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스파이럴 닷 팁을 착용하면 귀가 불편하지 않으며 사운드를 가장 잘 내어주었습니다. AAW사의 사운드를 좋아하지만 착용감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반드시 테스트해볼 만한 팁입니다.

케이블은 Symphonym Thera 2 케이블이 포함되어있는데 현재는 따로 판매하지는 않는 것 같네요. 전에 다른 이어폰들과 매칭이 좋다고 종종 언급되던 거 같은데 아쉽습니다. 케이블 만듦새는 꽤나 좋습니다.

 

할시온 유닛 색상과도 일치하는 마감으로 일체감 있는 착장과 빛에 과도하지 않게 은은하게 빛나 주는 은빛 케이블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AAW Halcyon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에 교환이 쉬운 사운드 필터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NORM(Normal) 필터가 장착되어있으며 취향에 따라 BASS, VOKAL(Vocal) 성향의 필터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고음을 사랑하는 필자는 보컬 필터를 정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운드에 관해 말씀드리기 전 방금 언급한 대로 할시온은 세 가지 필터를 제공합니다. 이 필터들은 내부 사운드 유닛 Vent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공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제공합니다.

 

즉, 필터가 아예 없다면 내부 사운드 유닛의 움직임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에 사운드가 매우.. 이상해집니다. 특히나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경우인 저음의 힘이 무너져버리며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풀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니 청음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할시온의 기본적인 사운드는 매우 평탄합니다. 하이엔드 이어폰의 느낌은 각 회사별로 크게 다른 느낌이 있어 처음 착용 시 적응이 어려운 새로운 음색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시온은 처음에 재생할 때 바로 사운드에 큰 거부감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A8000처럼 큰 거부감 없이 특이하고 모난 부분이 없는 느낌입니다.

드라이버는 4개의 정전형 트위터, 2개의 BA, 1개의 DD를 탑재하였습니다. 7-드라이버 4-Way 하이브리드 이어폰에 4개의 정전형 드라이버를 탑재한 것 치고는 상당히 착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사운드를 정말 잘 구현해 냈습니다. 드라이버만 주구 창창 넣어두고 가격만 올려받기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격만 올려 받기를 진행한 제품들은 사운드가 매우 난잡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깔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듯이 강한 색을 억제하였기에 얻어낸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베이스가 매우 잘 깔리며 AAW의 장기인 보컬을 뛰어나게 구현해 내는 것에 완성형을 보는 듯합니다.

고음과 중음역대는 잘 들리지 않던 부분의 사운드를 재생하는 느낌입니다. 음감용과 게임용을 병행하여 사용하는 저에게는 특히 이러한 부분들이 크게 다가옵니다. 어? 이런 사운드가 있었나 하는 부분이 매우 빠르게 피드백됩니다. 음감에서도 내가 듣는 음악에 이런 악기가?라는 느낌이 다가오지만 특히 빠른 빠른 상황의 사운드를 판단해야 하는 게임 속의 사운드에서는 더 잘 두드러집니다.

 

또한 시원하고 끝없이 올라가는 사운드는 여전한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AKG의 K7XX 시리즈가 가진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오지만 치찰음을 할시온처럼 억제하고 고음을 끝없이 올려주는 리시버는 튜닝에 대한 극한의 노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저음역대 사운드에 대한 건 조금 평소와 다른 결과입니다. 어느 정도 급이 있는 이어폰들에서는 저음을 단단하고 불필요한 향이 없이 빠르게 치고 사라지게끔. 딱 필요한 만큼만 재생하고 사라지게끔 튜닝합니다. 하지만 할시온은 조금 달랐습니다. 저음의 향연이 조금 더 퍼지게끔 되어있습니다. 물론 완전 엔트리급처럼 흐지부지하게 흩어져 사라지는 느낌이 아닙니다.

 

베이스가 적당한 양을 남겨주며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음에 영향을 주어 불편함을 남기는 정도가 아니기에 전체적인 사운드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남기기를 원했던 튜닝이 의도되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른 AAW 기기들에서는 오히려 저음이 이런 느낌이 아녔거든요.

AAW의 끝판왕 자리는 여러 번 변했습니다. W900, 모킹 버드, 할시온 등등 이 말고도 더 많은 자리가 있겠지만 지금 할시온이 가장 AAW의 윗급 자리를 유지하고 지켜 나가는 데는 지금 제가 느낀 것과 동일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AW의 독보적인 고음 색을 유지하면서 모든 부분을 모나지 않게 커버해 나가는 꽉 찬 이어폰. 할시온은 저의 취향에 가장 잘 맞추어진 리시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해당 글은 Schezade의 원고료 지원과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글쓴이의 의견만으로 작성되었으며 온전한 자유를 보장받은 상태의 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