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오디오의 제품 리뷰는 벌써 세 번째입니다. B 시리즈와 A8000이 출시하기 전에는 파이널의 이어폰 플래그쉽 자리까지 차지하고 있던 E 시리즈, 지금도 가성비와 마니아층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E2000, E3000, E4000, E5000에 이어 더 저렴한 E500 까지 출시하며 E 시리즈를 넓혀가는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대장격으로 E 시리즈를 대표하는 E5000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E 시리즈의 박스는 다 비슷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우측 하단에 자리하는 Hi-Res Audio 인증은 당시만 해도 받는 회사가 극히 드물었는데 파이널은 일본에 있는 오디오 기업이라 그런지 비교적 일찍 받은 케이스 같네요.
박스 후면입니다. 특이하게 시리얼 넘버가 QR형식으로 되어있네요. 대부분 보증서는 안에 넣어주거나 밖에 숫자로 작게 표기하는데 잘못 관리하면 시리얼이 위험하겠습니다.
박스를 오픈하니 여기서부터는 B 시리즈와 A 시리즈와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네요. 위에 파우치와 함께 이어폰 본체가 자리하고 있고 아래 하얀 종이로 여러 부자재가 포장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전체 구성은 위와 같습니다. [E5000 유닛, 케이블, 파우치, 이어팁, 케이블 분리기, 분리 필름, 이어 훅]
파이널은 부자재를 꽤 잘 챙겨주는 느낌입니다. E 시리즈 처럼 이어후크 없이 착용이 가능한 제품들도 항상 오버이어로 착용이 가능하게 후크를 제공합니다. 케이블 분리시 유닛을 잡을 필름과 분리 집게를 제공하는것도 매우 인상적인 브랜드입니다. 본래 카라비너도 제공하는데 제가 받은 개봉품에는 없네요..
E5000의 유닛은 정말 작습니다. 1DD 구조를 하고 있어 다른 공간이 굳이 필요하지 않아 극한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느낌도 있습니다. 파이널 E시리즈 같은 쉘을 가진 제품들의 최고 장점이라면 귀 모양을 타지 않는다는 점 일 겁니다. 커스텀을 하지 않는 이상 유니버설 쉘 제품들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양쪽 귀 모양이 다르거나 쉘과 맞지 않다면 정말 고역과 이질감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러한 문제를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최고 장점을 지니게 됩니다.
쉘의 뒷부분은 E2000, E3000과 다르게 E4000, E5000은 뒤가 막혀있습니다. 에어벤트가 MMCX단자 뒤쪽으로 작게 숨어 들어가 미적인 요소를 더 챙긴 것 같네요. 빛나는 스테인리스 위 파이널 로고가 아름답습니다. 케이블의 경우 A8000, B1과 동일한 케이블입니다.
E5000는 E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저음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E 시리즈가 최대한 표준적인 사운드를 내기 위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느낌인데 E5000은 해당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초저음 퀄리티, 고음부의 밸런스를 매우 잘 조절해 냈습니다. 뛰어난 밸런스 덕인지 공간의 설정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데 드럼이나 베이스의 사운드를 집중하여 들어보시면 섬세한 저음 기반에 쌓아 올려지는 사운드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E4000이 보컬과 고음을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사운드의 느낌이라면 E5000은 전체적인 사운드를 부드럽고 웅장하게 튜닝해낸 느낌입니다. 음 분리도는 매우 뛰어나나 마스킹되어 밀려나는 사운드는 없어 보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조화시켜 연출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E4000이 신나는 노래까지 넓게 커버하기 위함이라면 E5000은 그냥 사운드의 퀄리티와 전체적인 완성도로 압도하는 느낌입니다.
E5000으로 감상하기 좋은 음악을 꼽으라면 재즈를 꼽고 싶습니다. 잔잔하게 편안한 사운드지만 막상 아무 이어폰으로 들으려 하면 거슬리는 소리가 생기기 쉬운 음반이 많은 재즈, E5000처럼 저음 표현에 매우 능하고 공간감을 넓게 표현해 내는 이어폰으로 감상하기에 딱입니다. 여러 악기를 동시에 잘 다루어 내는 1DD 이어폰이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빠른 음악도 부족함은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만 E4000처럼 쨍하고 쏘면서 뛰어다니는 느낌을 주는 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반대로 빠른 음악이더라도 쫙 깔려있는 극저음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결국 성향의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두 제품 모두 가지고 있다면 원하는 제품을 골라 사용하면 좋겠지만 체급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만큼 성향이 크게 작용할지, 전체적인 급이 크게 작용할지는 듣는 이에 따라 모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이어폰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본래 E 시리즈의 출력을 생각하고 볼륨을 맞춘다면 볼륨이 많이 낮다고 느끼실 겁니다. 따로 앰핑 없이 직결하여도 제 볼륨을 찾아 재생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기본적인 꼬다리만 물리시더라도 훨씬 나아짐을 느끼실 겁니다. 고가의 앰프와 소스기기를 보유하신 분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요.
항상 판매량 탑을 달리고 있는 파이널 E 시리즈.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대의 E5000은 E3000을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하여 만들어낸 최상위 제품입니다. E4000은 E2000을 업그레이드 하여 취향 자체가 갈리겠지만 저는 E5000이 취향을 넘어 전체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매우 높은 케이블의 퀄리티,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금속 마감, 어디 하나 모난 곳 없는 조화로운 사운드는 파이널이 추구하는 색을 E5000에 높은 가성비로 녹여냈습니다.
해당 글은 셰에라자드로부터 제품을 대여받고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글 내용은 작성자만의 의견으로 어느 간섭 없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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