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tine은 홍콩의 HUM에서 제조한 In-ear monitor로 풀네임으로 부터 알 수 있듯이 레퍼런스를 추구하며 디자인 되었습니다. 이름에서 찾아보면 다른 IEM에 비해 표준으로써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의 구조는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성격의 레퍼런스 이어폰, Pristine을 소개합니다.
홍콩에 본사를 둔 HUM은 TT, Dolores, Pristine, Reference Monitor 네 이어폰을 비롯하여 케이블과 앰프까지 제조하는 오디오 장비 제조 회사 입니다. 네 제품 모두 비슷한 포지션의 이어폰과 비교하면 Less is more를 표방하며 더 적은 수의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빈 공간에는 생소한 부품인 커패시터(축전기)를 넣어두었습니다. 커패시터는 전류를 모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무엇보다 회로에서의 노이즈를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사운드가 일반적인 이어폰과는 다른 느낌을 기본으로 가지고 갑니다. 그들만의 뚜렷한 색을 지켜나가는 브랜드 HUM의 첫 제품이 바로 Pristine입니다.
외관부터 내 안에는 무려 이런게 있다를 뽐내고 있습니다. 완전히 투명한 쉘 내부로는 2개의 BA와 거대한 커패시터가 그대로 보이며 저항도 숨어있는 모습입니다. 쉘에는 빨간색 HUM로고만 간단히 배치하여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레진 유니버설 이어폰은 노즐부에 팁들을 고정하기 위해 모양을 성형하거나 메탈소재의 연결부를 접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것조차 없이 커스텀으로 맞춘듯이 쭉 이어진 직선형 노즐을 채택하고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필터조차 없이 귀 내부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유닛에서 발생하는 사운드를 그대로 귀에 직사하는 모양새입니다.
Pristine의 감도는 스펙에 따로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스기기에 사용하는 순간 엄청나게 높은 감도를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기에서는 대부분 화이트노이즈를 그대로 내어주며 필자의 경우 같은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소프트가 달라지자 화이트 노이즈를 내는것까지 경험하였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다른 기기를 사용했을때는 없던 현상이니 감도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화이트 노이즈를 잡을 능력이 충분한 기기라면 매칭하는 기기마다 특색을 그대로 표현하여 줄 수 있는 리시버입니다. Pristine을 이용하여 여러 소스로 청음 해보신다면 곧바로 다른 사운드를 내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신 매우 높은 출력으로 이 이어폰을 재생하려 하신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사운드는 타 BA Only 이어폰과는 매우 다릅니다. BA만 채용한 경우 저음의 양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풍성함과 단단한 우퍼의 느낌 모두 챙겨가는 저음은 BA만 탑재했다는걸 커다란 오점으로 만들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오히려 이 저음이 매력적이라서 저음이 풍부한 곡을 듣는다면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초고음 대역을 선호하여 찾으신다면 잠시 멈추실 필요가 있습니다. BA가 이어폰의 주 드라이버로 계속해서 상향세를 타던 이유로는 뛰어난 고음 표현력에 있겠지만 Pristine은 고음의 쨍함과 치찰음이 억제된 사운드 입니다. 중고음부가 상당히 특이한데 완벽하게 찢고 올라가지는 않지만 탁 막혀 어두운 소리도 아닙니다. 즉 해상도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치찰음을 줄인 잔잔한 고음을 만들어냅니다. 아마 필터가 없는 이유도 충분히 제어되어있는 고음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치찰음이 대부분 보컬 대역과 겹쳐 보컬이 앞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면 치찰음도 함께 따라와서 귀를 놀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Pristine은 다릅니다. 치찰음이 확실히 들어가 있지만 보컬은 매우 잘 들립니다. 저는 치찰음이 있더라도 보컬을 위해 희생하는 편인데 치찰음과 타협이 안되신다면, 보컬이 잘 들리면서 치찰음이 덜한 제품으로 참고해볼만 하겠습니다.
Pristine은 MMCX와 2 Pin으로 두가지 선택지를 무려 유니버설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유저에 따라 잘 돌아가는 MMCX를 장점으로 보기도 하고 단점으로 보기도 하는 만큼 단자 하나로 이어폰을 포기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습니다만 케이블 까지 따로 구매하여 매칭하는 사용자라면 자신에 기호에 따라 더 좋은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기기의 민감함에 더해 단자 선택지 까지 제공하며 줄과 소스기기 사이의 매칭에 최적화된 면모도 지니고 있으며 기본으로 제공하는 케이블 또한 상당한 퀄리티를 보장하니 줄질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습니다.
Pristine을 정리하면 HUM의 철학이 매우 잘 반영되어 2BA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고 뛰어난 저음 표현력을 지녔으며 치찰음을 줄였지만 보컬이 잘 살아있는 해상력이 부족하지 않은 사운드입니다. 위로 뚫고 올라가는 치찰음을 줄였지만 고음은 남아있게 하여 피로도를 줄였으며 엄청난 민감도로 소스 기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는 힘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좋은 소스기기를 보유하고 계시다면 그 소스기기만의 향을 느끼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입니다.
해당 원고는 Schezade로 부터 제품을 대여받고 원고료를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내용에는 간섭 없이 완전한 자유를 보장받은 오직 필자만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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