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ZER HUNTSMAN MINI LINEAR

 

RAZER는 대만에서 시작된 아주 오래된 역사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입니다. 게이밍 기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고 비싼 취미로만 여겨지던 시절부터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레이저는 높은가격이 더이상 높아보이지 않아질 정도로 거대해진 게이밍 기어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자리를 유지하고있습니다. 게이밍기어 중 최초라는 태그를 가장 많이 붙이고 출시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죠. 오늘은 그 회사에서 만들어낸 포커배열 60% 키보드, 헌츠맨 미니 리니어를 소개합니다.

저는 이미 청축 텐키리스 키보드와 저소음적축 108키 키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소개하려는 키보드는 지프로 슈퍼 라이트 구매하려 일렉트로마트 갔다가 눌러보고선 바로 담아버린 친구죠. (물론 둘다 가져왔습니다) 어떤 부분이 순식간에 이걸 매료했을까요?

 

 

저의 최애 키보드 축은 카일사에서 나온 35g에 낮은 입력지점을 가지고있는 스피드 실버축이였습니다. 3년전 처음 눌러보고 가격에 놀란 그 키보드는 소음도 적고 그 무엇보다 적은압력에 빠른 속도까지 갖추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습니다. 가격또한 요즘 나오는 키보드에 비하면 매우 싼 편으로 가성비라 불러도 됬으니까요. 

이 키보드는 그와는 조금 다른 성향입니다. 리니어지만 48g이라는 비교적 높은 키압을 지니고 있죠. 그렇다고 체리 블랙이나 클리어, 그레이 등과 같이 55그람을 넘는 저세상 압력은 아닙니다. 평균인 45g보다 살짝 높은 이 키압은 또각또각한 느낌이 마치 무접점의 러버돔느낌을 연상시킵니다. 일반적으로 스프링이 축을 바쳐 올리는 구조를 지니지만, 레이저의 광축은 다릅니다.

 

 

축의 외부로 돌출되어있는 스틸이 텐션을 다시 올려주는모습을 보이고있죠. 내부에서 부터 올라오는 느낌이 아닌 보이는대로 외부에서 끌어 올리는 느낌입니다. 48g과 이 독특한 느낌은 지금까지 정형화되어있는 축들과는 매우 다른느낌을 선사합니다.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축의 구조가 질리신다면 눌러보는순간이 톡톡 올라오는 손맛을 잊을 수 없을겁니다.

그렇다면 스프링덕에 나던 팅팅 소리와 철판두드리던 통울림은 어떨까요? 레이저의 키보드답지 않습니다. 통울림이 많이 사라지고 스프링의 팅팅소리도 없습니다. 오직 남은건 스테빌의 소리인데 이 부분은 슈퍼루브를 살짝 발라주니 훨씬 완화되어 괜찮은 소리를 내줍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레이저가 드디어 변태배열을 벗어났습니다. 헌츠맨 미니가 처음 출시될때 불리던것이 드디어 레이저가 표준적인 배열을 써주었다였죠.

이제 레이저만의 키캡을 찾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원하는 키캡이 있다면 찾아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게이밍 키보드들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독자규격 배열이 사라진것이죠. 물론, 키가 104개에 비해 60개로 44개나 빠져버렸으니 제작한 아티스트 본연의 모습은 사라질 수 있겠네요.

RGB의 광량은 조금 아쉽습니다. 미니 키보드를 살때 고려한것이 백라이트인데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미니배열을 채택하여 측각방식으로 단축키를 표시하였지만 막상 그 부분에는 라이트가 아예 비추어지지않아 밝은 상황이 아니라면 완전히 외워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보여야 외우지만 보이지도않으니 외우기 조차 불가능합니다. 엄청난 단점으로 보입니다. 외우기까지 상당기간이 걸릴거같아요.

 

 

가장 아쉬운부분은 무선의 채택입니다. 최근 필수템으로 나타나고있는 태블릿의 키보드로써 헌츠맨 미니가 사용된다면? 사이즈도 작고 키감도 좋고 최고입니다. 최근 많이 출시되는 기계식 무선키보드들의 가격이 헌츠맨 미니와 비슷한것을 고려할때 무선이 제외되었다는것은 대학생에게 너무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버젼에는 추가해서 비싸게라도 내주었으면 싶습니다. 최근에는 아날로그입력으로 눌리는 정도를 측정하는 키보드까지 출시한 레이저, 앞으로는 어떤 신박한 키보드를 선보이게 될까요? 키감도 챙기고 게이밍 감성도 챙기는 키보드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